Why UX researcher should study culture & technology

소위 ‘골수 UXer’라는 말이 있다.

사용자 조사 관련 각종 방법론과 산출물 제작에 빠삭하고
각종 UI, Interaction을 구조화 시키고 분석하는데 능하며
UCD 프로세스를 통해 사용자의 unmet needs를 파악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겠다.

나 역시도 저러한 부류의 사람일 수 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 정말 이런 골수 UX적인 approach만으로 이세상에 없었던/사람들이 미친듯이 열광하는 그런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까?
  • user research를 통해 반복적으로 관찰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검증하는 프로세스는 그저 점진적인 개선에(Incremental Innovation)만 도움을 줄 뿐 진짜 혁신적인 무언가(Radical Innovation)를 창조해내는 것과는 거리가 좀 있는거 아닌가?
  • 이런류의 프로세스를 통해 끝내주는 혁신을 이뤄낸 그런 예가 정말 있긴 있나?

놀랍게도 Don Norman은 그의 공동저술(Incremental and Radical Innovation, Donald A. Norman and Roberto Verganti)에서 그러한 예를 찾을 수 없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어씨. 이거 뭐야.

이건 마치 우리가 그렇게 받들어 모시던 목사가 어느날 “사실 신은 존재하지 않더라” 라고 하는 것과 별반 차이 없는 아주 충격적인 말 아닌가.

허나 그 연구 논문을 끝까지 잘 읽어보면(이래서 뭐든 끝까지 잘 봐야함) 우리가 흔히 하던 리서치라는 것이 무엇을 간과할 수 있었는지, 진짜 끝내주는 혁신을 위해서는 어떤 방식의 리서치를 하는데 더욱 힘써야 하는지 그 길을 알려주고 있다.

1. 우리가 현재 주로 수행하는 디자인 리서치는 hill-climbing design에 최적화된 방법론
NormanVerganti의 연구에서는 우리가 흔히 수행하는 리서치를 Human-Centered Research라고 정의하며 ‘현재’에 포커스를 맞춘 리서치라고 말하고 있다. 현재 사용자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현재 사용자가 어떤 어려움에 처하고 있는지, 현재 사용자들의 가치체계는 어떠한지 등 지금 이순간 사용자가 느끼고 있는 것(people’s current meaning of products)을 파악하는 행위로 HCR을 정의 내린다. ethnography나 in-depth interview로 대표되는 user observation 방법론들이 바로 전형적인 형식이다. 이 방법론을 통해 조금씩 조금씩 산을 올라가듯이 제품을 개선하면서 maximum quality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그런데 바로 여기서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데 이 접근 방법은 필연적으로 ‘현재’의 상황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제품이 원래 속했던 카테고리 내에서 보다 뛰어난 제품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찾는 것이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영역을 모색하기가 쉽지 않다는 거다.

예를 들면 말이 운송수단인 시절 HCR을 통해 뭔가 개선을 해나갔다면 좀 더 편한 안장, 좀 더 말이 잘 달릴 수 있는 눈가리개, 좀 더 채찍질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손잡이 등을 만들었지 ‘자동차’라는 전혀 다른 신세계를 창조해낼 수 있겠냐는 말이다.

2. 진짜 끝내주는 혁신(Radical Innovation)은 현재 산의 hill-climbing이 아닌 아예 훨씬 더 높은 정상이 존재하는 다른 산으로 옮겨 타는 것. 그리고 이것은 신기술의 출현(Technology Change)에 의해서거나 가치관의 변화(Meaning Change)를 통해서 가능하다.
닌텐도는 (또 다시 위기에 처해지긴 했지만) MEMS 가속센서의 기술을 채택한 Wii를 게임계에 들여오면서 콘솔게임의 정의를 완전히 송두리째 뒤바꾸어 놨다. 그리고 이후 MS에 의해 제스쳐 인식 기술까지 도입되면서 과거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대표되던 성인 남자들이 즐기는 ‘수많은 버튼의 조이스틱을 가지고 고퀄의 그래픽과 사운드(하드웨어), 흡입력 있는 스토리(몰입가능한 플레잉타임)’ 중심의 콘솔 게임 시장은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기기로 완전히 탈바꿈 되었다. 이른바 Technology Change를 통한 게임 시장의 Radical Innovation이다.

연구 논문에서 말하고 있는 또다른 혁신의 기재인 ‘Meaning Change를 통한 Radical Innovation’의 대표적인 사례는 스와치에서 그 예를 찾고 있다. hand-made를 통한 고가의 전략을 취하던 스와치는 일본의 저가 전자 손목시계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될 때 ‘손목 시계’의 정의가 ‘그저 시간을 확인하는’ 시계에서 ‘패션 아이템으로써의’ 시계로 의미가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읽고 시도하여 큰 성공을 이뤘다. 만약 스와치가 스위스의 전통적인 시계에 대한 의미 – 장인에 의해 한땀한땀 공들여 만들어진 Jewelry와 같은 제품 -를 끝까지 고수했다면 아마도 7~80년대 일본 전자 손목 시계 브랜드의 공습으로 부터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3. 전통적인 Human-centered research와 더불어 우리가 research해야 할 또다른 부분은 ‘의미가 변할 수 있는 영역’을 발견하고 ‘현존하는 기술’을 재해석하여 이들을 현재의 제품/서비스에 결합하는, 새로운 경험을 모색하는 Design-driven research
두 저자는 우리가 design research라는 이름으로 수행하는 많은 연구들이 자칫 ‘현재의 사용자’ 혹은 그들의 activity 에만 관심을 갖고 study를 한다면 hill-climbing 관점에만 포커스되어 점진적 개선의 영역에만 갇혀 버리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물론 점진적 개선도 매우 매우 중요하다. 이거조차 제대로 못하는 회사 드럽게 많다.)

그렇다면 우리의 리서치 영역은 어디여야 하는가?

두 저자는 ‘Interpretat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디자인 리서처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제공하려는 제품/서비스가 사람들에게

  • 어떤 의미였는지, 혹은 앞으로 어떤 의미로 변할 수 있을지를 사회적/문화적 트렌드를 연구하여 예측하고
  • 사람들에게 기존의 A가 아닌 B라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의미를 가장 잘 전달해주기 위해서는 어떤 technology를 활용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여 단순한 기술이 아닌 meaning change의 ‘enabler’로써 재해석해낼 수 있는

그런 역량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멀티터치라는 수십년전 기술을 모바일 상에서의 인터넷 브라우징에 활용할 수 있다고 해석해낸 애플의 통찰.
포스토모더니즘과 인간의 감성에 대한 연구 속에서 21세기 가족 형태에 필요한 kitchenware의 방향성을 해석해낸 알레시의 통찰.

이러한 영역들이 사용자 경험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리서치하고 해석해내야 할 분야인거다.

그냥 어느날 갑자기 한 자리에 앉아 주욱 돌아가며 단순 idea차원에서 진행하는 브레인스토밍이 정말 끝내주는 뭔가를 만드는데 얼마나 도움이 ‘안될 수 있는지’,
“내일까지 끝내주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오란 말이야”라는게 얼마나 황당무게한 오더인지,
IT 회사에서 UX조직이 technology를 다루는 부서와 왜 반드시 함께 움직여야 하는지,



진짜 끝내주는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낼 가능성을 보다 높이기 위해 우리가 방법론 말고 이해해야만 하는 오만가지 분야에 대해 오만가지 이유를 알게 해준 좋은 페이퍼다.

PS.
위의 글을 단 한장의 그림으로 요약도 가능하다. 귀찮을 경우 아래 그림 하나만 봐도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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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목요일에는 꼭…

  • kh

    내가 한.. 15주 정도 연기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