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hing new UX communications 1/2

사내 UX조직을 운영하다보면 부서 특성상 사내 구성원들이나 타팀과의 사적이던 공적이던 다양한 목적의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된다.

UX 산출물에 대해 훌륭히 잘 기술되어 있는 UX communications(최근 개정판이 나오기도 함)를 보면 잘 나와있기도 한데 가장 일반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주로 PPT로 된 리서치 산출물에서 부터 트렌드 전파, 교육, 프로세스 공유, 사내 강의 등등 프로젝트 중 발생하는 문서도 있고 건건으로 전혀 새로운 내용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공통점이라고 하면
자칫 라면 국물 받침대로 딱 쓰기 좋은 보고서라던지 ‘그 누구도 관심없을 수 있는 재미없는’ 문서나 커뮤니케이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거다.

회사 조직문화에 따라 상황이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주로 이전에 시도하지 않던 방식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다보니
이러한 류의 산출물 자체에 부정적일 수 있기도 하고

특히 선행 성격의 리서치일 경우엔 직접적인 이해관계자가 아닌 대상에겐
리서치 주제의 적절성에서 부터 결과에 대한 신뢰성 등등 넘어야 할 산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악플이면 다행이고 무플일 가능성이 백퍼.(사실 페이스투페이스로 자세하게 긴시간 설명해도 관심가질똥말똥이다.)

그러다보니 ‘어떻게 하면 UX 관련 정보나 지식을 보다 public하게 만들 수 있을까’가 개인적으로는 꽤나 화두였고 넘어야 할 벽이기도 해서 강의 주제로도 종종 선택하여 심도깊게 고민해보는 영역이다. UX부서의 산출물이 public하게 돌지 못하고 UX부서 내에서만 돌고 있으면 그거야말로 뻘짓 오브 뻘짓이기 때문이다.

아래의 몇가지 예는 현재 회사에서 시도해봤던 방법들인데 기존의 방법과는 좀 거리가 있어 ‘이상해보일 수 있는’ 방법들이라 차마 시도해보라는 권유는 못하겠고 나름 소기의 성과가 있기도 하여 혹시나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동종업계의 분들이 있다면 참고 정도 되길 바라는 마음에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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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카툰 리포트 | 공수 ✭✭✭✭ 파급효과 ✭✭✭✭✭
스캇맥클라우드의 만화의 이해를 읽으면서 아주 심한 영감을 받아 책을 보는 순간 ‘이거 반드시 써먹어봐야겠다’ 했던 방식이다. 이 책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스캇맥클라우드는 카툰 형식을 빌어 무언가를 설명해내는 것에 기가막힌 재주가 있는 사람으로 만화의 이해 뿐 아니라 구글 크롬에 대한 설명 같은 IT 지식도 카툰형식을 빌어 근사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아무튼 그의 커뮤니케이션 문법에 영감을 받아 제작했던 리서치 리포트.

pdf형태라 배포하기도 용이하여 전사로 퍼뜨리기도 쉽고 카툰 특유의 문법으로 인해 정보 전달의 강력한 수단인 스토리텔링이 가능하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로 부터 공감대를 사기도 굉장히 수월하다. 반면 온라인으로만 배포하다 보니 구성원들간의 활발한 인터랙션은 이뤄지지 못했던 아쉬움은 있다.

uxreport_bycatoon
사진 설명. 대략 4~5장 되는 카툰 리포트를 발행했다. 누구나 손쉽게 뽑아볼 수 있는 A4형태로 제작. 단 이런 형식을 위해선 팀 내에 일러스트와 스토리텔링에 어느 정도 감각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 pros. 배포 용이. 스토리텔링을 통한 강력한 정보전달력
  • cons. 만화를 그릴 줄 아는 사람 필요. 회사 내 어르신들이 보기에 자칫 날티나는 짓으로 비춰질 가능성

 

2. 사내 방송 활용 | 공수 ✭✭ 파급효과 ✭✭✭✭✭
이건 개인적으로 보기에 본인이 얼굴이 좀 받쳐주고 약간의 철판과 연기력이 된다고 하면 가성비가 아주 좋은 방식이다.(단 사내에 아주 좋은 방송제작팀이 따로 있다는 전제. 이걸 팀 자체적으로 만든다고 하면 들여야 하는 공수는 대략 10배쯤 증가) 실제 프로젝트를 앞두고 사내 방송 제작 팀과 협의하여 일종의 로드다큐처럼 제작했다. 다행히 현재 사내에 영상제작과 배포를 담당하고 있는 훌륭한 팀이 별도로 있었기에 다소 손쉽게 시도해볼 수 있었다.

전사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배포하는 방식인 만큼 최대한 쉬운 용어로 연기(?)를 했고 방법론이나 프로세스에 대한 교육 목적을 담고자 한다면 스크린에도 현재 영상에 담겨있는 모습이 어떤 단계까지 왔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스크린 디자인도 별도로 신경써줘야 한다. 또한 적절히 가벼우면서 또 진지한 그 중간 어디즈음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이건 영상 제작팀의 역량이기도 하다. 사내 방송팀이라 그들의 스케쥴 역시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촬영을 위해 초기 구상 단계에서 부터 방송 제작팀과 시나리오 제작을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비스 개발과 다소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HR팀이나 재무팀 같은 쪽에 있는 부서 분들도 흥미있게 볼 수 있기도 하고 두고두고 교육자료로 재배포 할 수 있는 큰 강점이 있다.

bigscreen
사진설명. 신입사원 환영식을 극장을 빌려 한적이 있었는데 이럴 때 활용하면 아주 금상첨화


동영상 설명. 다소 시간이 지난 리서치라 현재 시점하고 꽤 다른 팩트들도 있음. 경찰청 사람들스러운 어색함과 재연연기의 과장된 느낌이 적절히 믹스되는 것이 포인트

  • pros. 배포 용이. 신입사원 교육자료로 길이길이 활용 가능. 손쉽게 전사에 얼굴을 알릴 수 있음
  • cons. 별도의 영상 제작팀 필요. 너무 발연기일 경우 역효과 있을 수 있음

 

3. 툴킷 배포 | 공수 ✭✭✭✭✭ 파급효과 ✭✭
어느 블로그를 보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해야 하는 일 중에 중요한게 자주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자동화하라는 말과 IDEO의 HCD 툴킷에 영감을 받아 시도하긴 했던건데 생각보다 그리 파급효과가 좋지는 못했던 방식.

현재 회사에선 특정 서비스를 맡고 있는 것이 아닌 전사 공통 조직으로 UX팀이 위치하다 보니 간단한 UT나 사용자 인터뷰를 요청하는 경우가 인력에 비해 너무 많이 오고있어 번번히 거절하기도 너무 미안하기도 하여 고심끝에 만들었던 일종의 사용자 조사 메뉴얼이다.

가장 간단히 할 수 있으면서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는 1:1 인뎁스 인터뷰에 대한 메뉴얼을 사내 시스템과 얼라인되도록 하여(리쿠르팅 하려면 어디에 허락을 받고 어디서 돈을 타고 어떤 품의를 올려야 하는지 등) 만들어 배포했는데 생각보다 그리 파급효과가 크진 않았다.

이유를 곱씹어 보면 사실 인터뷰는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터뷰 결과를 함께 검토하고 리뷰하는 단계가 아주 중요한데 이는 아무래도 직관에 속하는 영역이다 보니 툴킷에 그런 부분까지 모두 담지를 못하였고 그 결과 이를 활용하는 부서에서도 그리 큰 유용함을 못느끼지 않았나 싶다. (경험에 비춰보면 차라리 사용성 평가 이렇게 하라 같은 책에 중요한 부분을 접어 놓거나 메모를 곁들여 빌려주는게 더 나았다.) 2번에 언급한 영상 배포 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뿌리기 위한 방식으로는 적합하지 않고 적어도 한두번은 함께 프로젝트를 한 팀에게 그 이후 커뮤니케이션을 용이하게 해주는 방식으로 추천할만 하다.

toolkit
사진설명. 좀 근사하게 하고 싶어 인쇄소 출력도 했으나 정작 예산 부족으로 타팀에 나눠줄 수 있을만큼의 출력 못함

  • pros. 배포 용이. 관련 방법론에 대한 팀 프로세스를 정리하고 이를 표준화 하는 차원에서도 꽤 도움이 됨.
  • cons. 툴킷 배포 후 실습 교육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파급력 매우 미미함

 

4. 교육 과정 운영 | 공수 ✭✭✭✭✭ 파급효과 ✭✭✭✭
현재 회사는 경력직 중심으로만 채용하는 보통의 IT회사와 달리 매년 일정 수의 신입을 뽑는 신입 공채 시스템으로 인력이 수급되는 HR시스템이라
다소 서비스 개발 프로젝트에 곧바로 투입되기엔 좀 거시기한 인력들이 불어나는 문제가 있었다. (우리도 UXDP같은걸로 뽑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건 순수한 청년들을 경쟁에 내모는 매우 비인간적인 방법이라고!! 라며 스스로에게 주문을…)

그래도 나름 좋은 대학에서 좋은 공부를 하고 온 똑똑한 애들이라 그냥 현장 투입을 안하고 썩히기엔 많이 아쉬웠던지라 어떻게 하면 얘네들을 회사의 귀한 자원으로 변신 시킬 수 있을까 고민끝에 만든게 ‘사용자 중심 기획/디자인 과정’이라는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약 8~10주간 신입 공채들을 대상으로 사내 서비스를 하나 선택하여 UCD 프로세스로 리서치하고 기획하고 최종 디자인까지 만들어내는 그런 과정인데

이것도 운영해보니 가장 핵심은 이 공채들이 해당 프로그램에 선발되는 방식으로 ‘팀장이 그냥 가라고 해서 온’ 애들과 ‘나름 팀 내에서 경쟁을 뚫고 온’ 애들간의 헌신도에 엄청난 큰 차이를 보였다. 선발되는 과정을 보다 더 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고 또 최종 산출물이 가능하다면 실제 서비스에 적용되는 것 하고도 연결이 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시간. 매주 1회씩 한번에 3시간 정도 이론과 실습을 병행해서 진행했는데 이게 해보니 2달을 넘어가는건 확실히 무리고 가능하면 한달로 어떻게든 끊을 수 있으면 훨씬 더 인텐시브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음. 별다른 어워드가 없는 상황에서 한달 넘게 끌고 가기는 쉽지 않았다.

사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건 회사 사정이 어려워 경력직 채용이 어려워진 때에 사내에 누가 제일 똘똘한지를 살펴본 후 우리팀으로 꼬셔올 수도 있다는거다. 음하핫. UX에 관심있는 신입들과 함께 교감하고 수준 높은 인터랙션을 할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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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조별로 진행 중인 교육 모습. 팀 업무로 부터 해방될 수 있는 자유와 반드시 고퀄의 마무리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 그 중간 어디쯤을 만들어줘야 함. 다수 보단 적어도 개인적인 친분을 모두와 가질 수 있을 정도의 소수 정예로 가는게 훨씬 좋다.

  • pros. 대상이 소수이긴 하지만 준비만 제대로 하면 UX 문화를 전달하는데 있어서 이만한건도 없을 듯. 사내에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생기게 되어 그동안 알지 못했던 많은 비밀(?)들도 알 수 있게 됨
  • cons. 한번 시작하면 마무리 지을 때 까지 스트레스 장난 아니고 수업 전날엔 매번 밤샘해야 할 각오 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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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가지 더 시도해봤던 커뮤니케이션 방법도 있는데
포스팅이 예상 외로 겁나 길어져 2부로 넘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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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uest

    다양한 포맷,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적용해보았네. (죽을) 고생하셨구려. 어쩌면, UX팀에서의 노력과 더불어 (아니면 상관없이!), 현재 회사가 얼만큼 잘나가느냐에 따라. 타부서의 UX문화에 대한 신뢰, 산출물 수용여부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싶네.. (잘풀리고 있으면 UX강화덕, 잘안풀리면 냉소, 비협조). 결국 UX문화전파는 끝장나는 제품으로 UX(팀)의 존재감, 필요성을 사내에서 증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 과정에서는 타부서의 높은 UX이해도와 깔끔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이기에 뭔가 viscous circle에 빠진 기분이야..
    2편도 기대하고 있음!

  • yoon2030

    다양한 포맷,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적용해보았네. (죽을) 고생하셨구려. 어쩌면, UX팀에서의 노력과 더불어 (아니면 상관없이!), 현재 회사가 얼만큼 잘나가느냐에 따라. 타부서의 UX문화에 대한 신뢰, 산출물 수용여부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싶네.. (잘풀리고 있으면 UX강화덕, 잘안풀리면 냉소, 비협조). 결국 UX문화전파는 끝장나는 제품으로 UX(팀)의 존재감, 필요성을 사내에서 증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 과정에서는 타부서의 높은 UX이해도와 깔끔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이기에 뭔가 viscous circle에 빠진 기분이야..
    2편도 기대하고 있음!

    페이퍼 하나를 보니, 일단 ‘디자인’ 에 대해서도 디자이너들과 매니저레벨의 사람들의 인식 차이가 정말 크더라. 결국 지름길은 회사 대표로부터 최강의 정치파워를 위임받는것밖에 없는지…

  • gany44

    페북엔 길게 쓰기 좀 그래서 이곳에다가 길게 씀 ㅋㅋ

    개인적으로 보기엔 회사가 잘나가는지 여부보다는 UX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가 타팀을 어떻게 바라보고 협업 하느냐에 따라 전파하는 방식도 좀 달라지고 상대팀이 받아들이는 수용 여부도 꽤 달라지는 거 같더라.

    어떤 팀은 반드시 본인 팀의 실력과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팀은 그냥 타팀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으로 출발하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팀은 반드시 UX 만이 성공의 길이라 생각하고 달리는 팀고 있고. 등등등.

    UX 부서의 그 기본적인 태도가 어떤지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달라지고 또 성공의 기준도 달라진다고 봐.

    암튼 개인적으로는 페북에 짧게 썼던 것 처럼 고린도전서 13장 처럼 해야된다고 믿고는 있음.

  • yoon2030

    정말 보탤 말이 더 없이 맞는 이야기네. 특히, 나도 앞으로 일하면서 고전 13장을 마음에 새기고 커뮤니케이션 해야겠다 싶다. 여러 툴이나, 방법의 활용이 주는 유용함 이전에, 나의 마음가짐을 바르게, 굳건히 하고, 타부서의 시각은 어떤지, 왜그런지 잘 이해할 수 있어야겠다. 그리고 현재 디자인교육에 한 발을 담그고 있는 입장에서, 학생이 디자인스킬이나 디자인프로세스 뿐 아니라 제품개발의 포괄적 프로세스, 협업부서의 종류, 각 담당자의 시각 차 등을 학생시절부터 잘 배울 수 있도록 해줘야겠다는 생각도 드네.